쥐 II아트 슈피겔만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나의 점수 : ★★★★★
논픽션이 지니는 미덕을 십분 발휘하는 작품.
역사를 죽은 과거로 두지 않으려는 의지가 돋보인다. 블라덱 슈피겔만은 뉴욕 레고파크에 사는 노인입니다. 그는 심장병을 앓고있으며 왼쪽 눈은 출혈과 녹내장으로 망가져서 의안으로 갈아끼웠습니다. 과거 부유한 자본가 출신으로, 현재도 알부자지만 또한 동네에서 알아주는 노랭이이기도 합니다. 다 큰 자식 일에도 시시콜콜 간섭하는 고압적인 어르신이며, 남이 뭐라하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고집불통 노인네입니다. 비열하다 할 정도는 아니지만, 자신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남에게 치사해질 수 있을 정도로 기회주의자인 동시에, 흑인을 경멸하는 백인 우월주의자입니다.
그리고 그는 홀로코스트
[나치의 유태인 학살]의 생존자입니다.
[쥐]는 작가 아트 슈피겔만이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인 자신의 아버지와 인터뷰를 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가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나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하고 블라덱이 그 와중에 살아남기 위해 거쳐온 과정들을 하나하나 전해듣습니다. 이야기를 듣기위해 아버지를 만나면서 작가는 수없이 갈등을 겪습니다. 블라덱은 완고하고 이기적이며 독선적인 노인네입니다. 그와의 만남은 작가에게 스트레스가 되지만 그래도 그는 계속 아버지의 이야기를 기록해나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들은 이야기는 물론, 아버지와 자신이 겪은 갈등까지 오롯이 지면 속에 녹여서 전합니다.
[쥐]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록인 동시에 블라덱 슈피겔만에 대한 기록입니다.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죠. 슈피겔만은 홀로코스트를 "있었던 사실"로 그려냅니다. 아버지와의 갈등, 아버지의 후처인 말라와의 대화, 논픽션을 그리는 어려움 등을 전하며 작가는 끊임없이 이 이야기의 현실성을 독자들에게 확인시킵니다. 그럼으로써 홀로코스트는 선량하고 죄없는, 그러나 존재를 실감하기 어려운 익명의 누군가의 감동 스토리가 아닌 아트 슈피겔만의 아버지 얘기, 더 나아가 나디아 몰리 슈피겔만의 할아버지 얘기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구라쟁이 슈피겔만. 하지만 이 구라 덕분에 [쥐]가 나올 수 있었다. 아트 슈피겔만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반추해야할 과거로 남겨두는 대신 현재진행형인 사실로 그려내려 했습니다. 드라마틱한 비극은 즉각적으로는 눈물도 뽑고 가슴아프게도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가 하나의 "감동실화"로 변질되는 순간, 사실이 지니고있던 시의성은 생명력을 잃고 진실은 다만 감동적인 연극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쥐]는 이것을 경계함으로써 훌륭한 논픽션이자 홀로코스트에 대한 유의미한 기록으로 남을 수 있었죠.
아트 슈피겔만의 딸인 나디아 몰리 슈피겔만은 87년생, 저와 비슷한 나이대입니다. 작가는 아버지의 얘기를 전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이 전하는 사건들이 진정성있게 전해질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데, 저는 그로부터 한 세대가 더 지나서 태어난 셈입니다. 2차대전 시절의 얘기는 전하기는 커녕 읽고서 이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반추할 가치가 있다면 계속해서 전해듣고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홀로코스트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건이며, 그렇기에 [쥐]는 읽어봐야 하는 작품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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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ity 님// 좋은 작품이었죠. :)
히카리 님// 저도 학교 도서실에서 봤었는데.. 진작에 읽을걸 싶었습니다.
지오-나디르// 그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거겠지.
안단테 님// 좋은 작품이죠. :)
zhunbei// 괜찮은 작품이야. 추천한다.
lchocobo 님// 저만 그런 게 아니어서 천만 다행입니다[...]
기억됩니다..그때..읽어야지 하면서 메모까지 해두었었는데..
이 포스트에 덧글을 달고 싶었던 것은 아닌데..메인 포스트에..
글을 다는 것보다..이게 더 나을 듯 싶어서요..음악이며..책,,
등을 어떤걸 읽는지가 더 긍금해졌거든요.^^
허락없이 먼저 링크부터 합니다..
마야님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