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블링크 - ![]()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황상민 감수/21세기북스(북이십일) 의사결정시에 대한 유익한 조언을 흥미로운 사례로 설득력 있게 전한다. |
선택을 할 때는 신중히 해야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보통 어렵고 중요한 선택일수록 따지고 고민하며 뜸을 들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전혀 다른 얘길 합니다. 저자는 사람의 결정이 많은 경우 순간적인 판단에 기해 직관적으로 이루어지며, 그렇게 신속하게 이루어지는 결정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자료에 현혹되지 않고 상황의 핵심만을 무의식적으로 간파하여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긴, 객관식 문제에서 답이 아리까리 할 때는 대개 처음 찍은 것이 정답이라고 하죠.
느낌, 육감, 직관이 의외로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이것에 "감이 좋다/나쁘다"고 표현하는데, [블링크]는 그 실체가 뇌의 무의식적인 임기응변이라고 설명합니다.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를 보면서도 했던 생각인데, 심리학은 사람의 막연한 내면세계를 손에 잡히는 현실로 만드는군요. [생각의 지도]가 저에게 동서양의 차이를 사변에서 실제 경향으로 만들었듯이, [블링크]는 직관을 막연한 느낌에서 의식의 메커니즘으로 만들었습니다.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저에겐 명백히 다릅니다. 전자는 그 실체가 불분명해서 어쩌면 의식의 변덕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에, 후자는 명백히 실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사고패턴으로 받아들여지거든요.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를 들며 순간적인 판단의 어떤 효용이 있고, 어떻게 작동하며, 어떤 단점이 있고 또 어떻게 계발해야 하는지를 차례차례 설명합니다. 폴게티 박물관의 가짜 쿠로스 상 매입에서 미 국방부의 밀레니엄 챌린지와 아마도 디알로 사건까지, 온갖 분야에서 가져온 사례들은 설득력도 있지만 우선 그 자체로 읽을거리입니다. 순간판단력의 효용만큼이나 그 안에 녹아 있는 편견의 해악을 짚으며 올바른 판단을 도모하는 것도 진중하고 성실해보여서 좋았습니다. 다만 그래서 순간판단력을 기르기 위해 내놓는 결론이라는 것이 결국 "훈련과 전문지식의 습득"이라니, 펼쳐놓은 얘기거리들에 비해 나오는 해법이 적잖이 싱겁습니다.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요. 왕도가 따로 있겠습니까.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는 순간적인 판단의 효용, 문제, 활용법을 다양한 예시와 연구결과를 통해 설명해주는 책입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얘기는 충분히 흥미롭고 설명을 위해 제시한 사례와 자료도 재미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읽히면서 퍽 얻을 게 있는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이 작가 마음에 드네요. [티핑포인트]나 [아웃라이어]도 나중에 잊지말고 볼 생각입니다.







덧글
zhun 2009/08/14 22:20 # 삭제 답글
자기계발서라니 좀 의외인걸?훈련된 직관력이 강력한 도구가 된다는 점은 동의!
Noname 2009/08/15 13:55 #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라. 특히 심리학에 기반해서 나온 책들은 내용이 꽤 볼만하더라고. [끌리는 사람들은 1%가 다르다]처럼 대놓고 얄팍하게 나오는 성공학 책들은 좀 그렇지만서도. 물론 스펜서 존슨이나 스티븐 코비 류의 책들은 여전히 싫다. 조엘 오스틴은... 으음.........;;;
안단테 2009/08/16 00:46 # 삭제 답글
역시 이런 부분은 왕도가 없지만 그 왕도가 없다는 걸 얼마나 설득력 있게 납득시키느냐에 책의 순도(?)가 결정되는 것 같아요. (스팬서 존슨이나 조엘 오스틴의 책들은 외국에서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내용 자체가 훌륭하다기보다는 시대가 그런 책을 요했기에 떴을 뿐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