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2009년 10월 21일 by Noname

::: 오랜만에 잠수에서 깼습니다. 잠수탄 이유는 중간고사.
가장 빡센 과목들은 끝났고 내일 교양과목들만 치루면 끝납니다.
한숨 돌리는 차원에서 잠깐 블로그로 마실 나왔습니다. 여전히 평화롭군요.
[...랄까 한산하군요.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 김연아 선수 이번 시합에서는 가히 독보적이더군요. 점프나 연기가 한눈에 보기에도 매끄럽고 안정되어 보이는 게, 확실히 경지에 오른 사람 같기도 하고…. 사실 스케이팅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어 감상은 "오, 잘한다"가 전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케이팅보다도 김연아 선수가 고르는 곡들의 면면이 더 눈에 들어오네요.

다른 선수들의 경기장면을 보면서, 기술도 기술이지만 완급이 적당한 곡을 고른 경우가 별로 없더군요. 그런 부분에서 [죽음의 춤]이나 [셰헤라자드]나 이번에 고른 거쉰의 협주곡이나, 김연아 선수 측은 듣기 부담 없으면서 적당히 유니크한 곡을 잘 고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취향이 맞는 것일 뿐일지도...)


::: [둠즈데이 북]을 다 보고 지금은 간간이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를 보고 있습니다. 작년에 사 놓고서 책장에 고이 썩여놓던 물건들 중 하나입니다. 보면서 여러가지가 떠올르네요. 광우병이라든가, vCJD라든가, 프리온이라든가[...] 사실 광우병 논란이 터졌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입니다(그때 생각난 김에 산 책입니다).

근대화에서 유발되는 환경 리스크와 이로 인한 사회의 대응 등 이 사람이 언급하는 '위험사회'의 특징들의 상당 부분이 광우병을 둘러싼 당시의 논란이나 불안과 직결되고 있는데, 어째선지 별로 언급이 안 된다 싶어 의아했더랬습니다. 뒤늦게 알아보니 당시 한겨레 신문과 인터뷰 한 기사가 한 점 튀어나오는군요(링크). 하지만 이것마저도 "봐라, 외국사람도 이렇게 위험하댄다" 수준으로 밖에 안 받아들여진 모양입니다.

아직 완독하진 못 했지만, 읽어봄직한 책인 것 같습니다. 온난화를 둘러싼 논란, 광우병과 멜라민 등 식품안전을 둘러싼 히스테리, 과학에 대한 점증하는 불신 등 엮어서 생각해볼만한 화두가 많이 보이네요.


::: 그나저나 [둠즈데이 북] 보다가 문득 든 생각입니다만, 이 소설의 설정에 의하면 시간여행은 역사를 마음껏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미래의 인과관계를 변화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활동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두 시대가 서로 간섭할 가능성을 컴퓨터로 계산하고 어쩌고 하는데…… 애초에 과거로 간 시점에서 이미 가능성을 따지는 게 무의미하지 않나요?

역사적으로야 차이가 없도록 확률을 계산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람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그렇지, 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미 시간을 건너는 시점에서 돌이킬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없던 물질(사람)이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나 우주를 화학적·물리적으로 있는 대로 휘젓고 다니는 셈 아닙니까. 역사적으로 아무리 그 이전과 비슷해보여도 물리적인 상태는 이미 확연히 달라지는 거 아닐런지. 왜 '시간여행'이라는 다분히 '물리적'인 작용에 대해서도 전자가 중심이 되고 후자는 가능한 오차로 치부되는 걸까요?

뭐, 이 소설이야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모험담이지 하드 SF는 아니기 때문에 그걸 크게 흠잡을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 보면 확실히, 사람은 매사를 자기 관점에서 판단하고 상상하는 것 같습니다. 인과를 역사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역시 세상을 자기 안경으로 보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 요즘 외고를 둘러싸고 폐지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군요. 외고가 영어랑 제 2외국어 좀 많이 하는 입시전문 고등학교라는 점은 나온 제가 보장합니다만, 막상 학교를 없애네 마네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살짝 안타까운 감이 아주 안 드는 것은 아니군요. 그나저나 외고 폐지론이 다른 쪽도 아니고 한나라당을 필두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뭔가 참을 수 없는 아이러니를 느낍니다.

게다가 사교육을 조장하는 게 문제라면서 내놓는 방안이 자립형 사립고로 전환하는 거라니……. 사교육 조장 운운은 최근의 소위 친서민 행보와 엮으려는 수작일 테고, 자사고로 전환하는 것은 소위 경쟁력 강화 및 실용주의와 연관지으려는 수작일 테니 이를 종합하자면,

"외고를 축출함으로써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자사고로 전환해서 경쟁력도 도모! 그야말로 일석이조!"

일석이조가 아니라 조삼모사겠지. 도대체 사람을 얼마나 바보로 아는 거냐. 더구나 그에 맞서 외고 측에서 양보한답시고 내놓은 카드가 무려 "외국어 듣기평가 폐지"라니, 이건 입시전문학교 인증입니까? 외국어 고등학교에서 외국어를 평가 안 하고 학생을 받아들이겠다니, 이건 뭐 어쩌자는 건지.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azuremaya.egloos.com/tb/5101726 [도움말]
  • [도서] 둠즈데이 북 - 코니 윌리스 2009/10/24 19:27 #

    둠즈데이 북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나의 점수 : ★★★★ 은근한 입담이 재미있는 시간여행물. 무엇보다도 캐릭터들의 매력이 돋보인다. 시간여행이 실용화된 시대, 사학과 학부생 키브린은 스승인 던워디 교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중세로 여행을 떠납니다.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생각했지만 도착하고 오래지 않아 이상이 발생하고, 키브린은 자기 시대로 돌아가지 못할 위기에 처합니다. 한편 던워디 교수는 시간여행 과...... more

덧글

  • 언럭키즈 2009/10/21 18:56 # 답글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293547
    자립형 사립이 아니라 자율형 사립이라는군요.
    대충 찾아보니 자립형 보다 규제는 더 풀어주는대신 입학 선정을 1차 서류전형-2차 뺑뺑이로 하는 학교의 종류인가 봅니다. 말하자면, 운에 맡겨라 이거군요. =_=;;
    http://www.law.go.kr/LSW/LsInfoP.do?lsiSeq=92561
  • Noname 2009/10/22 11:59 #

    자립형 사립고에 국제고도 모자라서 또 뭘 늘린답니까;;;
    도대체 교육정책이라는 것이 백년지대계는 커녕 백일은 유지가 되는지 의문이군요;
  • 지오-나디르 2009/10/22 01:23 # 답글

    외고가 너무 잘나가니 더 크기 전에 구 주류가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인가.
  • Noname 2009/10/22 12:02 #

    그런 느낌은 별로 안 들고, 포퓰리즘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 얼마 전부터 느닷없이 서민행정 어쩌고 하면서 쇼를 하는데, 기왕 하는 거 오뎅 먹는 것 말고도 본격적으로 뭘 좀 보여줘야 하지 않겠음?
덧글 입력 영역



애드센스 검색

맞춤검색

애드센스 - 타워형

너에게 희망이 되어줄께

백투더소스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