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눈에 띄었던 것 몇가지 찔러봅니다. 시답잖은 화제에만 기웃거린다고 뭐라고 할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누가 보기에 시시하거나 말거나 난 내가 하고싶은 얘기만 합니다.
::: 공무원 민중의례 문제
공무원 노조의 민중의례를 놓고 말들이 많다. 길게 쓸 생각은 없고 다만 한 가지만 얘기하자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말하는 이들 치고 이 사안의 "공무관련성"이라는 문제를 신경쓰는 이가 안 보인다는 것.
법적으로 공무원에게는 정치적인 중립을 지킬 의무가 주어지지만, 그건 공무원보고 자신의 전 존재를 국가에 헌신하는 무뇌한 수족이 되라는 의미가 아니다. 공무원이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그가 공권력을 휘두르며 따라서 그에 걸맞는 공정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공직수행에 연관이 없거나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한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공무원도 국민이다. 그리고 국민에게 정치적이든 뭐든 간에 되도록이면 큰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자유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민중의례의 정치적 중립성 위배를 말하려면 일단 민중의례가 그들이 수행하는 행정업무랑 무슨 관련이 있는지를 얘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는 사람은, 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민중의례의 전체주의적 성격이니, 좌파의 이중성이니, 엘리트주의니 하는 얘기는 부차적인 문제들이다. 민중의례가 설사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할 지라도 위법하지 않은 한 그럴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며, 그럼에도 국가는 민중의례을 권력으로 가로막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최우선적 고려사항은 그 권력작용의 정당성이다.
::: "엣지"
남용된다는 점, 사이비 전문성을 부여하기 위한 용법이라는 점 등 문제의식 전반에 동의하지만, 한편으로는 감성을 표현하는 말은 원래 그런 법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좀 든다. 예컨대 한때 유행했다가 어느새 자취를 감춰버린 "아햏햏"이란 말, 의미도 알 수 없고 용법도 모호하니 도무지 실체가 없어보이는 말이다. 그러나 통용된다. 맥락이 빈 의미를 그때그때 채워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모호함 자체가 하나의 뉘앙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습기도 하고, 어이 없기도 하고, 뭔가 시시하긴 한데, 그렇다고 아주 재미없는 것도 아닌 무언가를 봤을 때, "어이 없다"와 "웃긴다" 사이에서 고민하지 말고 그냥 "아햏하다"고 하면 얼추 8할은 들어맞는 것이다.
비슷한 의미에서 "거시기"는 "거시기"다. 뭐든 지시하기에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아보여도 이 말은 문장에 들어가면 달리 형용하기 힘든 특이한 뉘앙스를 낸다(그것이 무엇을 지시하든 간에 말이다). 오덕스러운 예라서 미안하다만, "모에"도 "모에"이지 "귀엽다"는 말로 그 미묘한 어감을 다 잡아내지는 못한다. "엣지"라는 말도 실상 그렇지 않은가? 도회적인 세련됨이라든가, 이상함과 평범함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라든가, 일상 언어로 번역하자면 불가능하지야 않지만 그러면 "엣지"가 주는 뉘앙스를 놓치게 된다. 그럴싸해 보이게 할 뿐인 사이비 말이라곤 하지만, 어쩌면 그 그럴싸함 자체가 "엣지"라는 말이 지닌 뉘앙스의 일부인 것은 아닐까.
::: 니코동 한글 덧글
지난지 꽤 됐고 굉장히 국지적인 화제이긴 한데, "일본인이 우리나라 사이트에 일본어 덧글단다고 뭐라고 하는 경우를 못 봤다"는 볼멘소리가 간혹 보여서 한마디만. 이건 정도와 상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개인 사이트에 어느날 한 프랑스인이 프랑스어로 덧글을 단다고 생각해보자. 주인장은 한글이나 영어로 덧글을 남기지 않았다고 화가 날까? 아니, 아마 번역기 돌려보고는 "오오, 프랑스인이 덧글을! 인터넷이 정말 세계와 연결되어 있긴 하구나"라고 생각하며 흥미로워할 터이다. 생면부지의 외국인이 읽고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서 반갑기도 하겠지. 규모를 키워서, DC에 한 외국인이 글 재미있다며 영어로 덧글을 남긴다고 가정해보자.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제각각이겠지만 기본적으로 다들 "신기해"할 것이다, "외국인도 DC 눈팅한다"며.
그런데 이러면 어떨까 : DC에 외국인들이 하나둘씩 정기적으로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힛갤 인기글에 자기들끼리 덧글로 와글와글 떠들기 시작한다. 인기 있다는 글마다 너댓명씩 남들은 알아듣지 못할 말로 쓴 덧글이 튀어나오고, 개중에는 자기네 말로 욕설을 달아놓은 경우도 있다. 그때도 외국인의 덧글이 반갑거나 신기할까? 물론 니코동은 원래부터 혐한 천지라 한글 덧글이라면 무조건 탐탁치 않게 여기는 면도 있다. 그러나 그런 감정적인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니코동에 달리는 한글 덧글들은 많은 경우 도리에 어긋난다고 본다.
여담이지만 난 우리나라 오덕들이 굳이 니코동에 가서 놀고 앉아야 하는 상황부터가 마음에 안 든다. 영어권 오덕계 사이트 보면 일본발 유행과는 별개로 자기들끼리 트렌드 형성해서 만들고 참가하며 잘만 놀드만(비영어권은 언어가 안 받쳐줘서 상황을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된 게 오덕질의 기본이 일본 오덕계 유행의 업데이트다. 어차피 오덕질이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문화를 받아들여서 노는 것이니 일본 쪽 경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나, 그렇다고 노는 방식까지 일본에 얹혀가는 식인 점은 아무래도 탐탁치가 않다.
::: 공무원 민중의례 문제
공무원 노조의 민중의례를 놓고 말들이 많다. 길게 쓸 생각은 없고 다만 한 가지만 얘기하자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말하는 이들 치고 이 사안의 "공무관련성"이라는 문제를 신경쓰는 이가 안 보인다는 것.
법적으로 공무원에게는 정치적인 중립을 지킬 의무가 주어지지만, 그건 공무원보고 자신의 전 존재를 국가에 헌신하는 무뇌한 수족이 되라는 의미가 아니다. 공무원이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그가 공권력을 휘두르며 따라서 그에 걸맞는 공정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공직수행에 연관이 없거나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한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공무원도 국민이다. 그리고 국민에게 정치적이든 뭐든 간에 되도록이면 큰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자유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민중의례의 정치적 중립성 위배를 말하려면 일단 민중의례가 그들이 수행하는 행정업무랑 무슨 관련이 있는지를 얘기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점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는 사람은, 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민중의례의 전체주의적 성격이니, 좌파의 이중성이니, 엘리트주의니 하는 얘기는 부차적인 문제들이다. 민중의례가 설사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할 지라도 위법하지 않은 한 그럴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며, 그럼에도 국가는 민중의례을 권력으로 가로막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최우선적 고려사항은 그 권력작용의 정당성이다.
::: "엣지"
남용된다는 점, 사이비 전문성을 부여하기 위한 용법이라는 점 등 문제의식 전반에 동의하지만, 한편으로는 감성을 표현하는 말은 원래 그런 법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좀 든다. 예컨대 한때 유행했다가 어느새 자취를 감춰버린 "아햏햏"이란 말, 의미도 알 수 없고 용법도 모호하니 도무지 실체가 없어보이는 말이다. 그러나 통용된다. 맥락이 빈 의미를 그때그때 채워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모호함 자체가 하나의 뉘앙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습기도 하고, 어이 없기도 하고, 뭔가 시시하긴 한데, 그렇다고 아주 재미없는 것도 아닌 무언가를 봤을 때, "어이 없다"와 "웃긴다" 사이에서 고민하지 말고 그냥 "아햏하다"고 하면 얼추 8할은 들어맞는 것이다.
비슷한 의미에서 "거시기"는 "거시기"다. 뭐든 지시하기에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아보여도 이 말은 문장에 들어가면 달리 형용하기 힘든 특이한 뉘앙스를 낸다(그것이 무엇을 지시하든 간에 말이다). 오덕스러운 예라서 미안하다만, "모에"도 "모에"이지 "귀엽다"는 말로 그 미묘한 어감을 다 잡아내지는 못한다. "엣지"라는 말도 실상 그렇지 않은가? 도회적인 세련됨이라든가, 이상함과 평범함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라든가, 일상 언어로 번역하자면 불가능하지야 않지만 그러면 "엣지"가 주는 뉘앙스를 놓치게 된다. 그럴싸해 보이게 할 뿐인 사이비 말이라곤 하지만, 어쩌면 그 그럴싸함 자체가 "엣지"라는 말이 지닌 뉘앙스의 일부인 것은 아닐까.
::: 니코동 한글 덧글
지난지 꽤 됐고 굉장히 국지적인 화제이긴 한데, "일본인이 우리나라 사이트에 일본어 덧글단다고 뭐라고 하는 경우를 못 봤다"는 볼멘소리가 간혹 보여서 한마디만. 이건 정도와 상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개인 사이트에 어느날 한 프랑스인이 프랑스어로 덧글을 단다고 생각해보자. 주인장은 한글이나 영어로 덧글을 남기지 않았다고 화가 날까? 아니, 아마 번역기 돌려보고는 "오오, 프랑스인이 덧글을! 인터넷이 정말 세계와 연결되어 있긴 하구나"라고 생각하며 흥미로워할 터이다. 생면부지의 외국인이 읽고 반응을 보인다는 점에서 반갑기도 하겠지. 규모를 키워서, DC에 한 외국인이 글 재미있다며 영어로 덧글을 남긴다고 가정해보자.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제각각이겠지만 기본적으로 다들 "신기해"할 것이다, "외국인도 DC 눈팅한다"며.
그런데 이러면 어떨까 : DC에 외국인들이 하나둘씩 정기적으로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힛갤 인기글에 자기들끼리 덧글로 와글와글 떠들기 시작한다. 인기 있다는 글마다 너댓명씩 남들은 알아듣지 못할 말로 쓴 덧글이 튀어나오고, 개중에는 자기네 말로 욕설을 달아놓은 경우도 있다. 그때도 외국인의 덧글이 반갑거나 신기할까? 물론 니코동은 원래부터 혐한 천지라 한글 덧글이라면 무조건 탐탁치 않게 여기는 면도 있다. 그러나 그런 감정적인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니코동에 달리는 한글 덧글들은 많은 경우 도리에 어긋난다고 본다.
여담이지만 난 우리나라 오덕들이 굳이 니코동에 가서 놀고 앉아야 하는 상황부터가 마음에 안 든다. 영어권 오덕계 사이트 보면 일본발 유행과는 별개로 자기들끼리 트렌드 형성해서 만들고 참가하며 잘만 놀드만(비영어권은 언어가 안 받쳐줘서 상황을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된 게 오덕질의 기본이 일본 오덕계 유행의 업데이트다. 어차피 오덕질이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문화를 받아들여서 노는 것이니 일본 쪽 경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나, 그렇다고 노는 방식까지 일본에 얹혀가는 식인 점은 아무래도 탐탁치가 않다.





덧글
지오-나디르 2009/10/25 00:56 # 답글
구로찬에도 가끔 보면 한국어나 중국어로 떠드는 놈들이 있지.
Noname 2009/10/27 20:49 #
그런 사람들은 하지 말라고 하면 "내가 우리말 쓰는데 뭔 참견이냐"며 되레 성을 내더라.
언럭키즈 2009/10/25 11:49 # 답글
한국에 독자적인 오덕문화가 있었으면 애초에 니코동 한글 댓글 떡밥이 안 일어났겠죠.좀 새로운 오덕 문화를 보고 싶습니다. OTL
Noname 2009/10/27 20:49 #
어째 우리네 오덕들은 스스로 뭘 만드는 일에는 열정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